오상길 <한국현대미술 다시 읽기 III: 70년대 단색조 회화의 비평적 재조명>

Critique 평론 2003. 3. 12. 11:36
한국현대미술 다시읽기 III: 70년대 단색조 회화의 비평적 재조명



오상길,  '『한국현대미술 다시 읽기 III』의 기획을 마치며'에서 부분 인용:
이번 기획의 특징은 70년대 한국의 현대미술 담론과 동시대 일본현대미술의 모노하 담론 사이의 미학적 연계를 검토했던 점이라고 할 수 있다. 소위 70년대 백색 단색조 신드롬이 1975년 동경화랑의 《한국·5인의 작가 다섯 가지의 흰색 1975.5.6-24》전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고, 일본 미술계의 한국미술에 관한 관심이 당시 일본 모노하 담론들과 많은 부분에서 관련이 있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물론 그 이전, 그러니까 60년대 말부터 이우환의 이론들과 모노하 미술의 정보가 이미 한국미술에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었다. 1972년 제 1회 앙데팡당을 주변으로 한국현대미술에 관심을 가졌던 야마모토 다카시를 비롯한 일본의 미술계 인사들이 한국에 드나들면서 적극적인 관심을 보였던 바, 이러한 주변적 정황들 역시 70년대 중반 이후의 한국 미술계의 양상변화와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된다. 1975년 동경화랑의 《한국·5인의 작가 다섯 가지 흰색》전 이후 소위 단색조 회화들을 중심으로 동경 센트럴 미술관의 《한국현대미술의 단면 1977.8.16-8.28》전과 《한국현대미술의 위상 1982. 3.22-3.28》전 등을 비롯한 크고 작은 전시들이 잇달아 일본에서 열렸고, 이는 한국현대미술을 일본무대에 인상적으로 어필시키는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다는 점을 입증하고 있다. 사실 지금까지의 70년대 미술의 비평담론들은 주로 이러한 성취에 초점을 맞추어 왔다.
그러나 이미 수없이 반복되며 평가된 성취는 다시 읽는 차원에서 더 이상 새로운 연구의 대상이 될 수 없었다. 그것은 70년대 미술에 대한 그간의 평가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의도이기보다는 현재 우리가 안고 있는 비평적 과제에 더 충실하기 위함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한국의 70년대 단색조 미술은 어떤 측면에서 이미 충분히 평가되었다고 보아지기도 하고, 경우에 따라 과도한 포장이 거꾸로 작가들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고 생각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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