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엽 <존재적 명상과 순환의 역동적 균형>

Philosophy 철학 1992. 6. 12. 21:26
존재적 명상과 순환의 역동적 균형

이동엽


나는 무색의 흰 공간에 붓질을 한다.
나의 흰 공간은 존재의 대지이며 어머니다.
또한 생명의 바다, 명상의 바다이다.
그 흰 공간은 의식의 여백이며 현상의 빈터, 즉 무의 지대이다.

모든 존재 현상은 빛과 어둠, 혼돈과 질서, 충만과 공허로서 세계의 양면성을 지니며,
음과 양의 역동적 개념을 지닌 한쌍의 상으로 나타난다.
이것은 세계의 순환과 균형이고 생명의 본질이다.

나는 몸과 정신의 중심을 잡고 흰 공간에 하나의 획을 긋는다.
나와 세계를 일체화하고 공명의 공간을 형성, 하나의 생명(공간적 신체)을 부여한다.
그 공간 속에 빨려들어 갈 듯한, 사라지면서 동시에 드러나는 현상으로서 순환의 고리를 표상하는 것이다.
그것은 나(인간)의 정신과 행위의 한계를 전 존재적 우주의 투명성으로써 관통해 보고자 함이다.
이러한 붓질의 무상적 표현으로 이 세계의 공명적 구조를 현대미술에서 새롭게 열어 보고자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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